그 소식을 들었을 때 얼마나 어이없고 화가 나던지. 에이, 치사하다. 니네 나라가 얼마나 좋길래 그러냐. 누가 거기서 먹고 살 줄 아냐. 눌러 앉아 살래도 안 살거다 흥흥. 3분동안 그 서류들로 뭘 알아낼 수 있다고, 자꾸 색안경을 끼고 보냔 말이야. 두 번 deny되면 점점 더 발급이 어려워질 거라는 사실 보다 마음에 더 걸리는 건 은근히 겁많은 쫑이 얼마나 놀랬을까 하는 것. 몇 년 전에 공항까지 배웅나갔다가 비자에 문제가 있어서 바로 돌아온 적도 있다. 자꾸 아무 이유 없이 거절을 당하니까 이젠 영사관 앞만 지나가도 마음이 아프다는 애한테ㅋㅋ 이건 왠 날벼락인가. 학기 등록이 이미 끝나서 돌아갈 학교도 없고, 한동에도 자리가 없다고 하는 판에.
하나님이 무언가 하시려는 것 같다. 미국 떠나기 전에 좀더 훈련시키시려고 하시나. 아님 정말 가지 말라고 붙드시는 걸까. 그분 뜻이 어떻든 놀란 티 안 내고 덤덤한 (혹은 정말 덤덤한) 동생을 보며 얼마나 기특하고 마음이 찡한지. 자기네 학교에서 배웅 다 해줬는데 이번에 돌아가면 맞아죽는 게 제일 걱정이란다ㅋㅋㅋ덕분에 오빠랑 셋이서 동네 노래방에서 스트레스를 푼다고 통금 열시를 당당히 넘겨 열한시에 들어왔다. 가서 부른 노래는 지오디의 촛불하나:
왜 이렇게 사는게 힘들기만 한지
누가 인생이 아름답다고 말한건지
태어났을 때부터 삶이 내게 준 건
끝없이 이겨내야 했던 고난들 뿐인걸
그럴때마다 나는 거울 속에 나에게 물어봤지
뭘 잘못했지 도대체 내가 무얼 잘못했길래
내게만이래 달라질 것 같지 않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영사 즐)
세번째 시도를 위해 영문 편지를 대필하고 있는데, 공문서는 처음이라.. 하나님 내가 해 줄 수 있는게 이거 밖엔 없는데요, 아는게 하나도 없어요. 도와주세요.
나도 괜히 내일 인터뷰 긴장되네, 이것 참. 나도 떨어지면 같이 홈스쿨하기로 했다. 허허허허.
홈커밍은 단란했지만 역시 친구들이 있는 곳은 어디든 좋은 것 같다.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그만큼 나라는 사람을 잘 알고 또 서로를 아는 그런 둥그런 그룹에 좀더 감사해야 한다고 느꼈다. 우린 다들 날카로운 돌들이었는데 누가 이따만한 바께쓰에 넣고 모서리가 다 닳아빠질때까지 달달달 돌린거 같아. 그래서 다들 둥글둥글. 그래서 더욱 편안해.
아, 정말 어렵다. 엄마가 일찍 포항에 가셔서 아침부터 해윤이를 보는 중이다. 이전에 내가 가끔 가물에 콩 나듯이 보는 엄마와 해윤이의 모습은 항상 서로 짜증 상태일 때가 많길래 한두마디씩 그러지 말라고 했었다. 근데 얼마나 아무것도 모르고 한 소리인 지 깨닫고 있다. 직접 하루종일 같이 있으려니 정말 힘들다. 방금은 밑에 축구 차가 왔대서 운동복을 입혀 내려보내려는데 양말을 못 찾아서 허둥댔다. 급해 죽겠는데 축구용양말은 싫다며 신겨놓은 걸 다 벗는 거다. 이번엔 내가 짜증을 부리며 흰 양말을 찾아 신겨 보내려니 쪼르르 거울앞으로 달려간다. 자기 눈으로 어울리는지 봐야겠단다.
#@$^%&%$#@
사실 차 시간 잘못 알려준 건 엄마였고 (아님 차가 일찍 온건지) 미리 준비해놨어야 했는데 못 한 건 누구 책임도 아니다. 근데 왜 괜한 애한테 다급해져서 내 신경질을 부린 걸까. 휴. 나중에 내가 내 애를 키우려면 이것보다 더 힘들텐데 난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아니, 당장 다음주 몽골부터 가서라도 잘 견뎌낼 수 있을까.
어렵다.
Mansfield Park를 어제 1999년 BBC판으로 보았다. 오 좋아좋아. 다들 주인공 Fanny Price가 완전 소심+무력하다고 비추해서 읽을까 말까 고민하고 있다가 결국 비디오 판에 손을 대고 말았다. 근데 너무 재미있는 거다. 알고보니 제인 오스틴의 memoir에서 발췌한 내용들과 Mansfield Park를 합친 내용이다. 결국 주인공은 사회적 약자임에도 불구하고 해방을 꿈꾸는 신여성(?)--like Jane Austen--이 되어버렸지만 오 이거 좋은걸. 평생 사랑을 이루지 못한 제인에 비하면 해피 엔딩을 이룬 Fanny가 더 행복한걸까?
Emma는 스토리라인을 다 알다보니 도저히 책을 읽으며 질질 끌기 싫더라구, 그래서 몇 주전에 이미 기네스 펠트로 판으로 보아두었다. 중3때, 고1때 그리고 올해 더해서 딱 세 번 봤다. 언젠가 시간이 되고 스토리라인을 또 조금 잊을 즈음 할 때 BBC판을 보고 싶다.
Pride and Prejudice는 학교에서 윌리엄스 CR이었다. 에세이였나, 시험이었나 여튼 평가 때문에 무지 꼼꼼하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내가 만난 첫 오스틴. 전에 한글 번역판을 읽긴 했지만 오역 때문에 반은 이해 못한 듯. 사실 영어로 읽어도 긴가민가한 그 문장들을 한글로 옮기려면 정말 힘들 거 같다. 그 수식어하며 반어법을 어떻게 그대로 옮기겠냐고. 간제네에서 오래된 버전 비디오를 봤고 키이라 나이틀리가 나오는 07년판도 언젠가 본 듯 하다. 그치만 제일 기억에 남는 건 역시 90년대 BBC판. 무엇보다 거기 나오는 "미스타 다아시"가 제일 핸섬하다고ㅋㅋ
Persuasion. My favorite so far. 이것도 최근에 읽었다. 아직 영화로는 보지 못했다. 다들 스토리가 너무 잔잔하다고 하지만 나는 제일 좋았는데. 감정표현에 어설픈(나쁘게 말하자면 스스로 피해자 만드는) 주인공이랑 공감했기 때문일지도 몰라. Pride 다음으로 제일 먼저 읽은 Austen소설이어서 그럴지도.
Sense and Sensibility. 지금 snail's pace로 매일 밤 야금야금 읽고 있다. 자기 전에 읽는 거라 몇 챕터씩 밖에 못 읽는다. 이젠 오스틴의 전개 수법:-P이 좀 보인다. 음 얘랑 얘랑 이어지겠군 하고 찍고 보는 거다. 전에 윌리엄스 시간에 영화를 보여줬었는데 점수에 안 들어간다는 걸 알고 잤던 기억이haha 정말 피곤했던데다가T_T 무려 소강당이었다고. 책이 재미없어질까봐 비디오는 못 보고 있다.
related movies: 앤 해서웨이 나오는 Becoming Jane 그리고 Jane Austen Book Club--등장인물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가 오스틴의 각 소설과 관련이 있다. 어느 책인지 맞추며 보는 재미가 쏠쏠. 지난 1월에 미국 가는 비행기에서 이 영화를 보고 아 언젠가 오스틴 소설 여섯 개를 다 읽어봐야겠다 하고 결심하는 계기가 되었다. 결국 몇 개는 비디오로 봐 버렸지만 책 읽기는 평생에 이룰 과업으로 남겨둘테다ㅋㅋ 사실 스토리를 몰라야 재미가 있지, 그냥 문체를 음미하며 읽을만한 광팬은 아니거든.
스스로 무언가에 집착하는 오타쿠는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점점 그렇게 되어가고 있는듯-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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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nch Kiss도 보았다. 꺆 Kevin Kline, 그 코맹맹이 프랑스 억양으로 케이트를 발음을 못한다. 계속 께이뜨, 께이뜨 거리는데 발음이 문제야, 완전 멋지구만. 당장 눌러앉아 포도농장에서 와인짜면서 살고싶게 만드는 영화. 90년대에 만들어진거라 유치하다 생각했는데 그만큼 설정이며 모든게 귀여운걸. 여러모로 세월이 지날 수록 영화만들기 힘들겠다 라는 생각을 한다. 점점 스토리며 플롯이며 기법이며 다 뻔해지잖아. 이땐 이거만으로도 사랑스러웠는데 말이지. 멕 라이언이 좀 오버하긴 하지만 그래도 봐줄테다. 한가지 흠이라면 케빈이 1947년생이라는거.......님좀짱인듯. 이제 예순이시구나ㅜㅜ 괜찮아 그래도 멋지면 된거야
이미지를 찾아 올려주고 싶지만 졸려서 패스. 무엇보다 영화를 안 보곤 그 매력을 모른다. 솔직히 나도 포스터보고 장발에 식겁했음hahaha 그러나 그게 매력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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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젯밤엔 캐리비안의 해적3: 세상의 끝으로 를 빌려보았다.
해윤-->오빠-->나-->오빠(깼다가 다시 잠) 순으로 잠들었다.
조니 뎁 두근두근했건만 님도 이젠 늙으셨나보다.
사실 보다가 자꾸 이승민 생각나서 마음이 안 좋았다. 빨리 깨어났으면. 시시콜콜한 이야기 하다가 갑자기 이름 집어넣는 것도 미안하지만 빨리 일어나라 승민아. 그만큼 니가 계속 생각난다고. 기도시키시나보다 라고 엄마가 말했다.
아, 지금은 그냥 이대로.
스무스, 스무스.
일년이 다 되어가는 숙제를 드디어 해치운 듯한 이 기분을 깨고 싶지 않아.
그래 잘했어 지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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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지하철에서 읽은 글귀인데,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좀 페시미스틱 하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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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정다 싸이에서 이 사진 보고 울었다. 마지막 겨울을 함께했던 저 눈이랑 저 빨간 잠바.
이해할 수 없지만 눈물이 나더라. 별로 행복하지도 않았는데. 왤케 그립지.
우리가 여기 살았다는 걸 누가 기억해주려나.
자꾸 드는 생각은 I am nothing, you are everything. 모든 걸 끝마칠 수 있게 해주신 하나님, 감사합니다.
요즘 철늦은 사춘기인가보다. 부모한테 반항하고 어른 말 듣기 싫어하고 외롭고 모든 증상이 다 나온다.
그치만 걱정되지는 않는다. 그분이 하시는 일이니 어련히 잘 하시겠어. 다만 처음부터 끝까지 그분만 붙잡을 수 있기를. 어릴적에 하나님이 나보고 너, 니가 좋아하는 거 다 내려놓고 멀리 떠나서 선교해라 라던지 너, 니가 하고싶은거 말고 내가 정해주는 직업 해라, 라고 하실까봐 쓸데 없는 걱정하던 때가 있었는데 너, 부모에게 순종해라, 가 진짜 더 어려운 것임을 이제야 깨달았다. 너, 사과해야지. 너, 그럴 때는 참아야지. 너, 그럴 때는 마음으로 귀기울여 들어야지. 이게 제일 토나올정도로 어려워. 고집센 나는 내가 맞다고 생각할 때가 너무 많다. 그럴때 엄마가 나를 가르치려 들면 기분이 나빠지는 거다. 아빠가 무언가 부당하다고 생각되는 걸 시키면 또 속으로 중얼중얼중얼 먹구름이 끼는 거다. see? i'm being chiseled by the Lord. 아으아으아으.
스페인어 학원 오늘부터 다시 시작...을 할까말까할까말까 캐고민중! 은혜가 다닌대서 또 귀얇은 나는 같이 점심 먹을수 있겠거니 했는데 이번달은 내려놓는다네. 친구들 못 본지 너무 오래 된 것 같다. 누군가 만나 이 외로움을 덜 수 있었음 좋겠다. 나는 내가 그다지 사람 관계에 큰 정을 주고 하는 사람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안보니 또 무지하게 외롭다. 딱히 누군가 보고싶다기 보다 친구들, 익숙함 그 자체가 그립다. 아무 방에나 찾아가서 뒹굴거리던 그 아늑함이. 명령하고 순종하는 관계가 아닌 companionship.
결국 모든 것이 '나'를 중심으로 돈다.
'내'가 기도 더 잘하게 해주세요. '내'가 이것 더 잘하게 해주세요. '내'가 도와주고 싶어요. '내'가 갈래요.
'나'를 '나'와 떨어뜨려 놓고 생각할 수는 없겠지만 조금 더 다른 곳에 촛점을 맞추어도 좋을텐데.
정말 버릇없는 것들- -
이라고 써놓고 절대 후회하지 않기로 결심했음
버릇없는 건 버릇없는거야흥
휴 아무리 끝물이라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과외는 힘든 일이었다. 가르침의 보람은커녕 나 혼자 열올라서 아이들이 집에 간 후에도 씩씩대고 있는 모습이란. 버릇없는 D군과 Y양은 막내라서 저렇게 아무것도 모르는 걸까. 나도 그다지 싹싹한 어린애는 아니었고 위아래 못가리는 어린애들한테 내 기준을 강요할 마음도 없지만 정말 으악이다. 오늘은 둘이 쉬는시간에 놀다가 그릇을 깼더랬다. 다치지 않았냐고, 내가 급하게 방에 들어가자 둘은 전혀 미안한 기색도 없이 마냥 재미있나 보다. 청소기를 돌리는 동안 방 밖에 나가 있으래니 둘이 또 킥킥대며 놀고있다. 저녁 여덟시까지 학원 뺑뺑이를 도는 아이들을 잡고 공부를 하자는데 싫어요, 란다. 이거 재밌지 않니? 아니 재미없는데. 둘이 아주 방바닥에서 구르고 난리도 아니다. 아이들을 보내고 아무도 없는 방 안에서 하고 싶었던 말을 막 쏟아냈다. 내가 니네 보고싶어서 가르치는 줄 아니. 니네 엄마 돈 받으려구 이런다. 나도 동급으로 어린애처럼 씩씩대보지만 짜증이 머리끝까지 들어찬 상태. 금요일엔 마지막이니 같이 우리집에서 파티를 하잔다. 내 동생과도 또래의 초딩 사촌동생들과도 비교해보지만 이렇게 심하진 않을거라고 생각해. 가정교육의 부재라고 흥. 영어도 수학도 중국어도 중요하지만 집에서 버릇부터 들여야 하는것 아니냐고요. 그래, 얼굴에 대고 화내지 않은것만 해도 어디야. 혼자 위로해보지만 역시 뭔가 아이들을 더 잘 다루려면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절실히 절실히 느끼고 있어.
라고 써놓고 후회하지 않을꺼야 절대로.
역시 무언가 필요해ㅠㅠㅠㅠㅠㅠㅠ 대체뭘까
요즘 존경하는 직업 1위는 역시 초등학교 선생님.
잠시 상황 파악이 안되서 멍하니 있었다. 그러다 치워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덜 깬 정신으로 널부러진 선인장을 맨손으로 집었다. 그리고 찔렸다. 그제야 잠이 깼다- -; 젝일. 배은망덕한놈. 지난번 벌레나온 허브처럼 네놈도 거실로 추방해 버릴테다.
#2. 오늘의 과외 역시 파란만장했다. 공부는 내다 버렸고 이젠 영어로 말하면서 놀면 좀 늘겠거니 하는 생각에
말을 잘 들으면 짜파게티를 끓여준다고 했다. 우리집에서 내가 제일 잘끓이는데 세 개를 처음으로 한꺼번에 끓였더니 죽됐다- -; 애들이 먹다가 말이 없다. 그러더니 더 먹지도 않고 갔다. 엄마한테 짜파게티 먹고 늦게 간다고 전화도 다 돌리라고 했는데 이런 쪽이 따로 없다. 두시간 내내 짜파게티로 분위기 잡은게 미안할정도다ㅠㅠ
느지막하게 일어났다. 그 한 마디로 모든 것이 표현되는 하루.
다들 뭐하고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다. 나처럼 팽팽하게 당겨졌다가 툭 끊어진 실 마냥 멍해 하고 있는지, 아니면 다시 열정을 쏟을 대상들을 찾아 바쁘게 살아가고 있는지. 같이 할 수 있는 건 없는지, 정말 궁금하다.
은솔이는 운전면허 연습장에서 자동차를 기다린다.
서연이는 홍대앞에서 운동화를 사고 있다.
한아는 관정장학금 신청서를 쓰고 있다.
나랑 같이 봄 오후 쇼핑 가 줄 사람은 없니?
*
Then I realized something: That last thought had brought no sting with it. Closing Sohrab's door, I wondered if that was how forgiveness budded, not with the fanfare of epiphany, but with pain gathering its things, packing up, and slipping away unannounced in the middle of the night.
-Khaled Hosseini, The Kite Runner
한밤중에 읽기에는 너무 가슴이 아픈 책이었다. 이제 그만, 좀 그만 하면 안될까 하는 심정으로 1/4 정도 읽다가 결국 뒷부분을 먼저 읽어 버렸다. 앞에서부터 찬찬히 넘겨야 '제 맛'을 느끼겠지만 Amir가 자꾸 넘어지는 모습이 너무 속상해서 마치 내가 자꾸 죄를 짓는 죄인이 된 마냥 가슴이 조여왔다. 소설일 뿐인데, 그냥 이야기일 뿐인데 왜 그렇게 힘들었던 걸까. 늦은 시각이었기에 더 그랬는지도 모르고 어쩌면 아버지로부터 사랑받기를 갈구하는 어린애의 몸부림이 내 속에 나도 모르는 상처를 건드려 더 그랬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용서가 모티브가 되는 뒷부분을 읽고, 마음을 좀 달래고, 또 뒤에서 조금씩 조금씩 야금야금 전개를 되짚어 올라왔다. 그래도 아직 속상하다. 역시 난 아직 어린가봐. 용서보다는 아픔에 더 공감해버린다.
호세이니는 분명 뛰어난 이야기꾼인 것 같다. 대체 무슨 소리인지 여러번 되풀이 읽어도 이해 할 수 없는 수식구나 묘사의 덧바름 하나도 없이, 정확하게 상황묘사나 대사만으로 감정을 전달하는 게 정말 대단해. 그렇지만 뛰어난 이야기꾼들의 이야기가 그렇듯이, 무언가 전개가 약간은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이 자꾸 드는 것은 왜일까. 하나 하나, 짜여진 틀에 맞추어 돌아가는 권선징악의 옛날 얘기처럼, 영화처럼, 모든 것이 '딱' 떨어진다.
제인 오스틴은 '딱' 맞추어 떨어지는 것의 대가이다. 책을 펴자마자 요렇게 얘하고 얘하고 연결되겠군 하고 집어낼 수 있다. 그렇지만 오스틴의 책들은 그 나름의 '예측가능한' 그러나 정해진 귀결 안에서 어떻게 플롯을 뒤틀고 틀어 결국엔 정해진 엔딩에 도달하는지, 그 잔잔하고 쏠쏠한 재미로 읽는다. 반면 호세이니의 책은 '현대 소설'이면서도 모든 것이 너무 잘 들어맞아 하나의 이야기가 되어버리고 만 느낌이다. 영화로 만들면 딱 좋을, 그런 책이다.
아프간에 대해 좀더 관심을 가지게도 해주었다. 지도를 찾아보았는데 이것 참, 여기도 Sunni/Shiite Muslim과 인종문제가 얽히고 설켜서 외부인으로서는 통 이해할 수 없는-_- 분쟁을 하고 있었다. 아프리카 수단까지 나오면 말 다했지. 니 적이 내 친구고 너와 나는 종교는 같은데 민족이 다르고 내 민족 동맹이 쟤의 친구인데 쟤는 종교 때문에 너를 미워하고 뭐 이런 격이다. 미워하는 데에도 정도가 있어서 너보다는 쟤가 더 밉다. 그러나 서구에 대항해 뭉칠때는 또 이스라엘 빼고 다 뭉친다. 미국도 끼어들었다가 실패한 이유는 대체 누가 누구 편인지 헷갈려서가 아닐까ㅋㅋㅋㅋ
이렇게 웃지만 지금 이 순간 그곳에서 아파하고 있을 많은 아이들, 여자들, 남자들.
난 정말 의사가 되는 걸까? 그리고 이 와중에도 대학이 먼저 떠오르는 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