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4월 29일 화요일.
기억하고, 기념하고, 잊지 말아야 할 날.
딱히 한 문장으로 어떤 날이라 말할 수는 없지만 그런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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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수 선생님을 뵙고 왔다. 무언가 많이 시원해지신 느낌이다. 학교를 떠나셨을 때 무척 원망스럽고 가슴이 아팠다. 살짝 그런 이야기를 꺼냈는데 그럴 수도 있지, 하며 받아 주셨다. 역시 어른이구나. 아빠와 나이가 같았던, 이름을 알 수 없었던 이사장님도 뵙고 왔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왕년에 여자 세 명을 한번에 사귀는 그분의 용기와 가상한 노력. 그리고 무척 솔직한 사람이라는 것. 근데 여자 셋을 사귀셨으면서 솔직할 수 있냐고 생각하니 또 그렇지 않은거 같다.
어제는 진이오빠와 새벽 세시 반 까지 이야기를 했다. 우린 둘다 무언가 조금씩 파인 사람들이고, 홈의 크기는 다르지만 모양은 비슷하다. 서로 살아온 배경도 환경도 다르지만 우리 삶에서 겹쳤던 그 2년 조금 넘는 시간들은 서로에게 어떤 식으로든 인생을 바꾸어 놓았을 거다. 나와 종윤이를 통해 많이 사랑받아 고맙다는 말이 가슴에 스몄다. 내게 오빤 어떤 사람이었는지, 나도 무언가 생각해서 말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물을 받으면 돌려주고 싶은 거다. 사랑도, 사과도, 용서도 그것을 받아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것이다. 이거 참 진리구나.
그때도 지금도 나는 오빠가 좋다. 그동안 우린 참 많이 변했다. 예전에 오빠도 철없고 나도 어렸을 때 오빠가 종윤이와 싸우던 내게 '너 그러다가 왕따당한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날 밤 나는 엄마한테 왕따가 뭐야, 하고 울면서 물어봤었다. 어젯밤 오빠가 혹시 자기가 내게 상처 준 일이 없냐고 물었다. 생각나는 건 딱 하나였다. 8,9년 전의 일인데도 항상 내 마음에 생각날 때마다 아리던 그 일을 말했다. 어렵게 연 말머리를 듣자마자 안 그래도 항상 기도할때마다 그 일이 생각났는데 미안하다고 했다. 저주의 말로 묶어놓아서 미안하다고.
항상 그건 정말 self-fulfilling prophecy였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 이전이었는지, 이후였는지, 기억도 흐릿하지만 정말 왕따를 당했으니까. 영어학원에서 아무 이유 없이 나를 괴롭히던 언니들 둘이 있었다. 기껏해야 초등학생들이었을텐데 더 어린 나에게 도둑년이라고, 또 기억나지 않는 욕설을 퍼부었다. 그 후로 항상 나보다 나이 많은 사람 대하기가 두려웠었던 거 같다. 언니들이 나를 사랑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너무 잘난 체를 해서 나를 미워하는구나 라고 생각했고 어릴 적의 모습이 생각날 때마다 그 모습이 스스로 너무 미워서, 너무 부끄럽고 잘못한 거 같아서 숨기려 들었다. 그만큼 더 겸손해지려 애썼고 아는 게 있어도 나서면 미움받을까봐, 좀 더 커서는 내가 다른 사람보다 더 들어가기 어려운 학교를 나왔으면, 아는게 많으면, 유학을 간다면 나를 미워할까봐 두려워했다. 뭐든지 숨기는 게 미덕같아 보였다. 나는 내 교만함이 무서웠다.
오빠가 이야기를 듣더니 아니야, 니 모습 그렇게 밉지 않았어 라고 해주었다. 이기적이었던 건 사실이지만 어렸기에 예뻐보였노라고. 할아버지의 자랑거리가 되고 싶어 친척들 앞에서 연습한 연설을 한다든지, 읽은 책 이야기를 해준다든지 하는 건 결코 미워보이지 않았다고. 오히려 예뻤다고.
예뻐보였다는 그 말이 얼마나 얼마나 사무치게 고마운지-
그래, 나 별로 밥맛 아니었어:^) 할머니 할아버지한테 맨날 칭찬만 듣고 자랐는데 겸손한 열 살 꼬마가 있다면 그게 더 이상해. 좀 이기적이었으면 어때. 보고 배운 게 그것밖에 없었고, 선한지 악한지 구분하지 못했을 따름인걸. 불쌍한 영어학원 언니들. 어디서 그런 욕을 배웠길래, 얼마나 부을 곳이 없었으면 나한테 쏟아 부었을까. 그 어린애들이 부모한테 그런 욕을 들었다면 얼마나 속상했을까. 그리고 불쌍한 쥴리. 언니들에게 당한 그대로는 아니었지만 내가 왜 그 아이를 괴롭혔는지- 질투였는지, 대상이 바뀐 앙갚음이였는지. 미안해. 정말로.
나는 나대로 아빠로부터의 내 억눌림을 분출할 창구가 필요했고 애꿎은 종윤이가 희생되었다. 종윤이에게 미안하다고 말하려 한다. 오빠가 내게 용서를 구했듯이 똑같이 물어보련다. 혹시 내가 상처준 게 있니, 하고. 기억나는게 있으면 말해줘.그리고 미안해. 정말 미안해. 용서해줄래? 용서는, 사과는, 그리고 사랑은 받아본 사람만이 할 줄 안다.
아, 그래- 오빠가 내 삶에 끼친 영향 하나를 찾았다.
나와 공감해주는 사람. 상처를 괜히 핥지 말라고 감정 가지고 장난하지 말라고 따끔하게 충고하는 사람도 필요하지만 나보다 훨씬 아파본 오빠이기에 내 얘기 다 들어주고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주었다. 어릴적부터 난 오빠가 뭐 그렇게 쓸모있는 이야기도 아니었는데 내 말 다 들어줘서, 믿어줘서 그리고 인정해줘서 오빠를 사랑했던 거 같다. 한번은 나 때문에 발냄새 없앤다고 발에 식초도 부었는데:-) 하필 그게 2배 사과식초여서 화장실에 식초냄새가 진동했었더랬다. 지금도 오빤 내게 그런 축복이다.
필요한 때가 되니 하나님께서 사람을 많이 붙여 주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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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한 사람 더.
당신이 나를 용서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이 그렇게 아픈 상처를 가지고 사는지 나는 몰랐습니다.
감상적이 될 여유도 없을만큼 상황은 나를 몰아치지만 나는 누가 뭐라 해도 당신을 사랑합니다. 이미 내 힘은 다 써버렸습니다. 당신 생각만 하면 돌겠습니다. 처음엔 억울해서 그리고 지금은 불쌍해서. 그래서 주님 주신 힘으로 당신을 사랑합니다. 당신이 뭐라해도 멈출 수가 없습니다.
당신은 내 아버지입니다.
사랑할 자신도, 상처주지 않을 자신도, 상처받지 않을 자신도 없습니다.
Thorton 정말 비혹캄- -
나름 다른 공장주보다 도덕정신 올바른 것도 알겠고 나름 열심히 자수성가한 사람이란 것도 알겠는데 이건 뭐 맘에 안 들면 아무한테나 버럭버럭 성질에 안맞으면 주먹 나가고- 아무리 사회와 시대를 반영해서 평가해줘야 한다지만 남자로서 이건 너무하잖아. 맨날 버럭하고 삐지면서 다들 자길 이해해주길 바라는건가. 이런 이기주의자.
아무리 heroine을 보물같이 아껴준대도(아깝다 진짜 여주인공 그냥 혼자 자립해서 살면 안될까? 왜 꼭꼭 그런 남자랑 사랑에 빠져야 하는건데ㅜ 분명 결혼해서 후회할거야- 거기다가 마마보이!!)정말 초비혹캄 x 100000 인 인물이다. 차라리 잘난척 하는게 귀여운 Darcy가 훨배 낫지 암 그럼
이런 남자 제일 싫어 으악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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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끝까지 다 봤는데
흠 인정할 건 인정해야겠다
쏜튼 훈남이다ㅋㅋㅋ 완전 두근두근
뭐 성격은 고쳐야 하는거고
현실에선 역시 무리겠지만
그래도 Oedipus complex는 용서해줄게
(세상에 "어머니 당신 말고는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없어요"라니ㄱ-)
하하하하;
with Wellesley
이젠 나를 막지마요, 이미 사랑에 빠져버린걸: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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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세션에 다녀왔다. 여섯 개 대학이 함께 주최하는 인포세션이었는데, 작년과는 달리 좀더 비판적인(?) 눈으로 보게되더라. 예일 할때는 뽑아주지도 않을거면서 인포세션은 왜 하냐고 예지랑 궁시렁거리기도 하고kk 자기네가 environmentally conscious하기 때문에 rejection 레터는 보내지않겠지만 '받고 싶으면' 이메일 보내라는 (그래 나는 종이 한장 값도 안된다 이거니ㅋㅋㅋㅋ 그럴거면 서플먼트는 왜 그렇게 산처럼 보내랬니 종이아깝게) 스탠포드를 어떻게 하면 이상한 질문으로 분위기 싸하게 만들까 이러면서 갔었다. 아 부끄러워. 뭐, 결국은 웰즐리 보러 갔던 거지만 확실히 outsider 그리고 세 번째 인포세션을 겪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대학 admission또한 business의 일부라는 생각이 확연히 들었다. 누가 더 좋은 목소리로 어떤 점들을 최대한 드러내고 잘 광고하느냐, 그게 관건이다.
신기한 것은 떨어진 학교들이 여럿 왔음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속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렇게 마음을 먹고 갔기에 덜 했겠지만 (그래, 사실 오늘 브라운 리젝션 레터 우편으로 도착했을때 좀 떫긴 했어) 프레젠테이션을 보는 내내 정말 아무 생각이 없었다. None. Zero. Zip. 다 너무 좋은 학교들이지만 아무래도 브라운만큼 사랑하진 못한 거 같아. 브라운 이제 정말 안녕.
그리고 감사한 것은 웰즐리와 다시 한 번 사랑에 빠졌다는 것. 할머니같은 Robin A. Gaynor와 얘기하면서, 자신과 여동생, 딸까지 Wellesley에 갔다는 동문과 이야기하면서 그 따뜻함과 당당함에 반했다. 이제까지 내가 이야기한 모든 웰즐리인들의 공통점이라면 학교에 대한 진심의 열정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Bryn Mawr을 나온 Grace도 그랬고.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닐테고, 그만큼 학교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니까 나하고도 연락을 해주는 것이겠지만 나도 그만큼 열정을 가지고 학교를 사랑할 수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딱 일 년 전에 똑같은 tour에서 발표를 듣고서 나는 웰즐리 브로셔를, 은솔이는 다트머스 브로셔를 그리고 둘다 입에는 어머니회 샌드위치를 양껏 물고서 텅 빈 손 샘 오피스에서 실컷 자기가 고른 학교가 왜 좋은지 떠들어댔는데 말이지. 그때의 그 첫사랑과 다시 만난 기분이다. 나 무척 감정적인 사람인 걸 알기에 이제까지 논리적으로, 여러 조건을 따져가며 생각하려고 여기까지 무진 노력했다- 그치만 결국 애정이 없으면 또 잘 불이 붙지 않는 사람도 나기에, 당당히 말하련다. 나, 사랑에 빠졌노라고.
내일 우리학교에도 온다는데 동생들이 많이 좋아해주었으면 좋겠다. 선배가 없으니 외롭지 않게 좋은 후배들이 많이 와주었으면: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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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에서 왔다는 카이스트 생을 모방한(?) 아저씨한테 사기를 당했다. 지갑을 잃어버렸다고 해서 대전 갈 차비를 빌려주었는데 며칠 전에 똑같은 길을 지나가다가 오뎅먹던 그분과 눈이 딱 마주쳤다. 왼손이 한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고, 예수님처럼 예수님처럼 그런 마음으로 돈을 드렸는데 참 사람 마음이 간사하지, 사기당한걸 알고나니 이젠 신고하고 싶다- -;
결국 무서워서 (멀리서 따라오는거야) 신고는 안했지만 (엄마는 그런 일로 경찰서에 가면 내가 혼날거라고 했다 요즘에도 그런거에 속는 띨띨한 애가 있냐고ㅋㅋ) 정말 그 컴퓨터 가방 열어보고 싶다. 대체 뭘 매고 다니는 걸까. 다음에 뵈면 나도 오뎅이나 사달라고 해야지.
느지막하게 일어났다. 그 한 마디로 모든 것이 표현되는 하루.
다들 뭐하고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다. 나처럼 팽팽하게 당겨졌다가 툭 끊어진 실 마냥 멍해 하고 있는지, 아니면 다시 열정을 쏟을 대상들을 찾아 바쁘게 살아가고 있는지. 같이 할 수 있는 건 없는지, 정말 궁금하다.
은솔이는 운전면허 연습장에서 자동차를 기다린다.
서연이는 홍대앞에서 운동화를 사고 있다.
한아는 관정장학금 신청서를 쓰고 있다.
나랑 같이 봄 오후 쇼핑 가 줄 사람은 없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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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n I realized something: That last thought had brought no sting with it. Closing Sohrab's door, I wondered if that was how forgiveness budded, not with the fanfare of epiphany, but with pain gathering its things, packing up, and slipping away unannounced in the middle of the night.
-Khaled Hosseini, The Kite Runner
한밤중에 읽기에는 너무 가슴이 아픈 책이었다. 이제 그만, 좀 그만 하면 안될까 하는 심정으로 1/4 정도 읽다가 결국 뒷부분을 먼저 읽어 버렸다. 앞에서부터 찬찬히 넘겨야 '제 맛'을 느끼겠지만 Amir가 자꾸 넘어지는 모습이 너무 속상해서 마치 내가 자꾸 죄를 짓는 죄인이 된 마냥 가슴이 조여왔다. 소설일 뿐인데, 그냥 이야기일 뿐인데 왜 그렇게 힘들었던 걸까. 늦은 시각이었기에 더 그랬는지도 모르고 어쩌면 아버지로부터 사랑받기를 갈구하는 어린애의 몸부림이 내 속에 나도 모르는 상처를 건드려 더 그랬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용서가 모티브가 되는 뒷부분을 읽고, 마음을 좀 달래고, 또 뒤에서 조금씩 조금씩 야금야금 전개를 되짚어 올라왔다. 그래도 아직 속상하다. 역시 난 아직 어린가봐. 용서보다는 아픔에 더 공감해버린다.
호세이니는 분명 뛰어난 이야기꾼인 것 같다. 대체 무슨 소리인지 여러번 되풀이 읽어도 이해 할 수 없는 수식구나 묘사의 덧바름 하나도 없이, 정확하게 상황묘사나 대사만으로 감정을 전달하는 게 정말 대단해. 그렇지만 뛰어난 이야기꾼들의 이야기가 그렇듯이, 무언가 전개가 약간은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이 자꾸 드는 것은 왜일까. 하나 하나, 짜여진 틀에 맞추어 돌아가는 권선징악의 옛날 얘기처럼, 영화처럼, 모든 것이 '딱' 떨어진다.
제인 오스틴은 '딱' 맞추어 떨어지는 것의 대가이다. 책을 펴자마자 요렇게 얘하고 얘하고 연결되겠군 하고 집어낼 수 있다. 그렇지만 오스틴의 책들은 그 나름의 '예측가능한' 그러나 정해진 귀결 안에서 어떻게 플롯을 뒤틀고 틀어 결국엔 정해진 엔딩에 도달하는지, 그 잔잔하고 쏠쏠한 재미로 읽는다. 반면 호세이니의 책은 '현대 소설'이면서도 모든 것이 너무 잘 들어맞아 하나의 이야기가 되어버리고 만 느낌이다. 영화로 만들면 딱 좋을, 그런 책이다.
아프간에 대해 좀더 관심을 가지게도 해주었다. 지도를 찾아보았는데 이것 참, 여기도 Sunni/Shiite Muslim과 인종문제가 얽히고 설켜서 외부인으로서는 통 이해할 수 없는-_- 분쟁을 하고 있었다. 아프리카 수단까지 나오면 말 다했지. 니 적이 내 친구고 너와 나는 종교는 같은데 민족이 다르고 내 민족 동맹이 쟤의 친구인데 쟤는 종교 때문에 너를 미워하고 뭐 이런 격이다. 미워하는 데에도 정도가 있어서 너보다는 쟤가 더 밉다. 그러나 서구에 대항해 뭉칠때는 또 이스라엘 빼고 다 뭉친다. 미국도 끼어들었다가 실패한 이유는 대체 누가 누구 편인지 헷갈려서가 아닐까ㅋㅋㅋㅋ
이렇게 웃지만 지금 이 순간 그곳에서 아파하고 있을 많은 아이들, 여자들, 남자들.
난 정말 의사가 되는 걸까? 그리고 이 와중에도 대학이 먼저 떠오르는 나.
마지막이었던 윌리엄스가 계속 안 나오는 거다. 자꾸 조바심내는게 답답해서 기도를 하고 전화를 걸었다. 짧은 확인 절차를 거친 후 결과를 직접 말하는 게 불편했던지 비서가 admission officer를 바꾸어주었다. 이미 여러번 땅에 떨어졌던 심장이 또 뛰었다. 하나님 뜻대로 하세요, 라고 그 와중에 짧게 기도했다. 바쁜 듯한 남자가 짧게 "well, i'm sorry you are rejected" 라고 말하고 "okay, thnx"라고 대답했다.
후, 믿기지도, 실감이 나지도 않지만 이 모든 줄다리기가 그렇게 끝이 났다. 앰허스트와 존홉에 waitlist되긴 했지만 정확히 어떤 process를 거쳐야 하는지 잘 모른다. 아빠는 꼭 신청하라고 한다. 나는 괜한 기대에 또 매달리기 싫은데. 신청을 한다고 해서 뭔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더 이상 변화에 대한 마음의 여지를 남겨두기 싫은 게 솔직한 마음이다. 결과 기다리는 것엔 질렸으니까.
Wellesley와 Georgetown사이에서 고민중이다. 감사하게도 두 학교 모두 지원할 때 애착이 제일 많이 가는 학교들 중 하나였고--it's true--3학년 여름에는 한창 Wellesley가 된다면 진짜 가고 싶다고 해서 좀더 큰 걸 기대한 아빠랑 다툰적도 있었다. Georgetown은 원서 접수 이후에 다녀왔던 화탐 캠프 때 가장 느낌이 좋은 학교였다. Princeton와 Yale의 고색창연한 캠퍼스를 돌고나서, 또 MIT의 아티스틱하게 공장스런 건물들을 보고나서도 여기가 내가 올 곳인가(or 내가 올 수 있을까?) 하고 고민했다면 조지타운은 와, 여기 오고 싶다라는 확신을 주었다. 다만 app process에서 다들 더 높은 곳들을 바라보는 것을 보며 나도 그래야 하는 줄 당연하게 생각했었고 ivy 중 어디 하나는 되겠지, 하고 막연하게 기대하고 있었던 것도, 아쉬운 결과에 어제 오늘 마음이 많이 흔들렸던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1월, 화탐 여행 가기 전 블로그에 올린 글을 보면, 두 군데를 붙든지 세 군데를 붙든지 랭킹이 아니라 하나님께 여쭤보고 결정할 거라고 했다. 그래서 한 군데로 몰아주시면 뜻이신 줄 알고 차라리 쉽게 선택할 수 있을 거라고, 반 진담 반 우스개로 써놓았는데 하나님 참 진지하시네. 기억력도 좋으셔. 에휴- 난 농담이었는데ㅋㅋㅜ
가고 싶지 않은 대학 중 골라야 하는 안습상황을 주지 않으신 것이 감사하고, 그 중에서도 가장 마음이 많이 끌렸던 대학들을 허락하신 것이 감사하고, 그 중에 고를 수 있어서 감사하다. Wellesley는 여대의 community spirit과 고루고루 좋은 curriculum에 무척 끌리고 Georgetown은 NHS에서의 International Health전공으로써 4학년 때 한 학기를 WHO 등 세계 기구에서 직접 일하게 되는 것이 좋다. DC와 가까워서 NGO 인턴 얻기도 편하고 교수진들도 각종 기구 일선에서 일하는 분들이라고. 나의 비전과 정확히 맞아 떨어지고 의대 원서 낼 때나 어디서건 내 꿈을 설명하고 뒷받침 할때 International Health major로서의 메리트가 있을 것 같다.
흠, 단점이라면 Wellesley는 여대ㄱ-여서 좀 슬프다는 것. Georgetown만큼 speicific한 프로그램이 없다는 것.
Georgetown은 문과 중심인 학교라 혹 전공을 바꾸는 일이 있다면 국제관계학 쪽으로 돌아설 확률이 높다는 것(과학 쪽은 Wellesley가 나은 것 같다) 그리고 너무 일찍부터 전공지식을 쌓아서 내가 하고 싶은 과목을 충분히 들어보지 못할 것 같다는 것. 사실 이게 가장 큰 쟁점이다.
Wellesley에 가서 학문을 배워야 하나
Geogetown에 가서 내가 (지금) 하고 싶은 일을 배워야 하나
조바심 내지는 말자. 하나님이 내게 말해주기 원하신다면 내가 안달하지 않아도 하나님이 더 알려주고 싶어 하실 거라는 생각이 든다--주님, 제가 잘 못알아 들으니까요, 주님의 뜻을 말씀해 줄 수 있는 사람을 제게 허락해주세요(이 블로그 주시하고 계신거 이미 눈치챘어요)--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학 때문에 잠을 못이루는 것도 우는 것도 오늘이 끝이라는 거, 항상 마음에 기쁨을 담고 살자는 거:D 그래야만 한다. 그러고 싶다.
come what may
i will praise you.
이제까지 그렇게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죄송함.



